마지막 수정: 2009-03-04 00:47:25 / novembre

우스꽝스러운 수소경제 - 수소의 허구

질문: "수소를 어디에서 얻습니까?"
답변: "무한한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습니다."
질문: "그러면, 그 전기분해에 필요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얻습니까?"
답변: “???”

이러한 간단한 질문과 답변으로도, 수소는 에너지원이 아니라 에너지를 저장하고 이용하는 '운반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류의 절멸을 경고하는 기후변화의 위협과 석유정점으로 인한 임박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데 수소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진다. 에너지원이 고갈되어 가고 있고 그래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갈 수밖에 없는데, '에너지를 운반하고 이용하는 기술'로 다가오는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수소기술은 비효율적인 에너지 '이용' 기술

더구나, 지금 현재 연료전지를 포함한 수소관련 기술은 화석에너지를 청정하지도 못하며 매우 비효율적이다. ‘청정’ 연료라고 주장되는 수소의 대부분(96%)은 현재 천연가스(48%), 석유(30%), 석탄(18%)을 원료로 하여 증기개질이라는 환경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공정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화석자원을 연소할 때와 같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이는 대기로 흘러들어가 지구온난화를 야기한다. 나머지 적은 양(4%)의 수소가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되고 있는데, 이 전기분해 과정에 필요한 전기는 대부분 화석자원이나 원자력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또한 매우 비효율적이며 오염이 발생한다.

http://energyvision.org/file/우스꽝스러운%20수소경제%20%2D%20수소경제의%20허구/fc%5Fvs%5Fgrid.png

이미 전력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력망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지 않고 앞으로는 집집마다 연료전지를 통해 열과 전력을 얻을 것이라고 수소옹호자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전력망을 통해서 직접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력으로 수소를 만들어서 압축 혹은 액화 과정을 거쳐 수소파이프라인이나 수소탱크트럭으로 수소를 공급하고, 그 수소로 연료전지를 이용하여 열과 전력을 얻는다는 것은 큰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전력망으로 송전할 때 일어나는 에너지손실은 5~10%정도인데 반해, 일련의 복잡한 에너지변환을 거치는 연료전지 시스템에서는 그 손실이 75~80%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연료전지 자체의 효율(50%)만을 내연기관의 효율(25%)과 단순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또 수소는 미래의 수송 에너지로 칭송되고 있는데, 연료전지자동차나 수소내연기관자동차을 이용할 때 필요한 수소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데도 똑같이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수소를 생산하고 포장하고 수송하고 변환하여 저장하고 그것을 다시 이용하는 전제 과정을 두고 따져보아야 하며, 그럴 경우 연료전지는 내연기관보다 효율적이기 힘들다.

여전히 무색무취의 폭발가능한 수소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감지해야하는 것도 해결해야할 기술적인 난제이다. 수소는 화석자원에 비해 단위 부피당 에너지의 크기가 작아 자동차 연료로 쓰기에는 연료탱크의 크기가 매우 커져야하는 한계 또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수소는 천연가스의 성분인 메탄보다 단위부피당 에너지밀도가 3.2배나 작은데, 이는 수소자동차는 같은 거리를 움직이기 위해 가스차보다 3.2배나 자주 충전하거나 연료탱크가 3.2배나 커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하기 위해 액화를 할 경우 그 액화과정에만 에너지의 50%가 손실되고 만다.

앞으로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에서 얻는 재생가능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얻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앞에서와 같이 소중한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한 수소기술의 문제는 수소가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라는 변하지 않는 사실에서 말미암은 것인데, 그래서 해결되기 매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수소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난제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난제들로 인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사실상 매우 힘들며, 수소기술에 대한 성급한 투자는 큰 낭비만 초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수소기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19세기에 발명된 이래 1960년대부터 우주선이나 잠수함 등에 활용되어온 이미 오래된 기술이다. 수소기술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몇몇 특수한 상황에서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에너지 체제의 중심으로 삼으려는 시도는 어리석으며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 정부의 우스꽝스러운 수소경제 정책

우리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투자에서 수소관련 기술에 가장 많은 예산을 할애하고 있고 2005년에는 '수소경제마스터플랜'을 발표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매우 우스꽝스러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의 수소관련 과학기술자들이 자신의 세부 기술에만 매몰되어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거나 혹은 양심을 속이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단기적으로 원자력계가 원자력으로 수소를 양산하겠다는 허황된 속셈으로 야기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위와 같이 조금만 생각해보면 수소전문가들의 논리는 말이 안되며, 원자력수소는 원자력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원자력은 세계 1차에너지의 6%가량을 차지할 뿐인데, 이정도 수준에서 50년 정도 쓸 수 있을 정도로 우라늄은 매장량에 한계가 있다. 만약 원자력을 10배로 늘여 60%로 공급하려 한다면, 우라늄 고갈 시기는 또한 1/10로 당겨진다. 우라늄 매장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속증식로를 개발하겠다는 원자력계 스스로가 이야기하는 목표 자체가 2030년 정도로 먼 미래로 설정되어 있을 정도로 ‘공상’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석유정점이나 기후변화를 고려할 때 너무 먼 미래의 일이다.

더구나, 원자력도 화석에너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우라늄 광석을 캐어내고 제련하여 농축하고 운반하는 과정, 거대한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과정, 운영하는 과정,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는 과정은 화석에너지 없이는 매우 힘들다. 이러한 전 과정에 걸쳐서 발생되는 핵폐기물이라는 ‘유산’을 떠안게 될 우리의 후세는 자신들이 써보지도 못한 원자력 때문에 수십만 년 동안 그 쓰레기를 관리하는 데에 소중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원자로에서 일어나는 핵분열 그 자체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지만, 우라늄 광석을 캐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운영하고 폐쇄하고,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고려하면, 효율적인 가스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므로, 원자력이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사리에 맞지 않다. 만약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았다면, 이는 원자력 이용 전 과정에 걸쳐 일어나는 방사성 오염의 가능성을 적당한 방식으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므로 오히려 나중에 심각한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 정직한 ‘태양경제’만이 해답이다

석유정점과 기후변화가 가져올 상황을 우리는 보다 정확하게 살펴보아야한다. 지금의 첨단 산업 문명도, 근본적으로는, 값싼 석유로 인해 가능했고, 첨단 과학 기술의 대부분은 석유를 포함한 화석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석유는 인간이 ‘발견’한 것이지 ‘발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기술로 석유 고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 쓰고 나머지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지금의 화석·원자력의 중앙집중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지역 환경에 맞는 재생가능에너지에 기반한 분산적인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거의 모든 에너지자원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금의 심각한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하루빨리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 서둘러야한다.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우리를 구원해줄 무궁무진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칭송되고 있는 수소에 대한 환상을 걷어내어야 한다. 이 환상을 걷어내면, 허황된 ‘수소경제’가 아니라 정직한 '태양경제'에 기반하여 에너지전환을 이룩하는 일이 임박한 에너지 위기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정리: 허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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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작성: 2005-08-04 13:54:47 / novemb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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