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2010-09-28 15:26:54 / songdw

4대강 사업, 검증특별위 설치를

윤순진(에너지전환 대표)

2010년 8월 20일

태풍 뎬무와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여기저기서 수해가 발생했다. 재해로 인한 피해를 완전하게 막을 수는 없겠지만, 갈수록 기후변화로 태풍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지고 집중호우가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걱정이다.

지금 한반도 남단 곳곳에서는 홍수 예방을 주요 목적 중 하나로 내걸고 있는 4대강 사업이 법정 장마기임에도 불철주야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6일 “4대강 준설로 공사구간 내 홍수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과연 그럴까?

이번 여름에 수해를 입은 지역을 검색해 보았다. 서울 은평구, 대구 노곡동, 전남 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전북 남원 주생면 중랑마을, 전북 완주군 화산면, 충남 예산군 등이다. 대부분 4대강 본류 지역 근처가 아니라 소하천 지류에서 수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들 지역에선 왜 수해가 발생하는 것일까? 기사들에 나온 이유를 조사해보니 불광천 범람, 배수시설 고장, 오지리 지류 범람, 중랑천 제방 붕괴 등이다. 이런 사실은 소방방재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자료에도 나타난다. 많은 비가 내린 지난 13일부터 16일 새벽까지 하천 제방 유실 33곳, 소하천 제방 유실 28곳, 도로 유실 24곳, 산사태 8곳 등의 피해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는데 피해지역 모두 지류였다.

그렇다면 본류 피해가 거의 없었던 건 국토해양부 주장대로 4대강 사업의 준설로 홍수위가 저감되었기 때문일까? 4대강 본류 지역에선 사업 이전부터 수해가 거의 나지 않았다. 2008년 국토해양부에서 발간한 <도시 침수피해 방지를 위한 효율적 실행방안 연구>에는 1996~2005년 10년 동안 발생한 홍수 피해액 분포도가 실려 있는데, 그것과 4대강 위치를 겹쳐 놓고 보면 사업 시행지역이 홍수 피해 지역과 대부분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 보고서에서는 “동해안 및 남해안 연안 주변, 경기 북부, 영남 내륙을 중심으로 홍수 피해가 크게 발생하였으며, 이것은 태풍 경로와 백두대간 산악의 영향에 기인한다”고 서술되어 있다. 궁금한 사람은 무료로 다운로드해 볼 수 있으니 지금 바로 검색해보기 바란다. 단, 4대강은 그림에 그려져 있지 않으므로 다른 데서 그림을 구해 겹쳐 놓든가 손으로 그려서 보아야 한다.

증거는 또 있다. 2009년 국토연구원에서 발간한 <기후변화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국토 관리 전략(II)>를 보면 84쪽에 ‘홍수 취약성 분포도’가 현재(2005년)와 미래(2065년)로 제시되고 있다. 현재 “수도권과 남해안 지역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기술되어 있다. 여기에도 4대강은 그려져 있지 않으므로, 앞서 제안한 방법으로 해보면 현재도 미래도 4대강 인근 지역은 홍수에 거의 취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이번 태풍 뎬무에도 당연히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이다.

지금도 이포보 위에서 환경운동가들이 4대강 사업을 잠시 중단하고 국회에 검증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로 한달째다. 4대강은 대통령이나 국토해양부 장관의 것이 아니며 해당 지역의 사업 찬성 주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4대강은 우리 모두의 것이며 미래세대와 다른 생명체들의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22조원이 넘는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누구라도 4대강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있다. 이제는 정말 답해야 한다. 4대강 사업,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왜 하는지, 정말 해도 되는 사업인지. 과학적 검증과 전 사회적 의견 수렴을 위한 검증특별위원회 설치가 꼭 필요한 이유다.


이 글은 <경향신문>(2010년 8월 20일자)에도 실렸습니다.

처음 작성: 2010-09-28 15:25:21 / song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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