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2011-02-15 14:39:11 / songdw

2011-02-10

새해 첫 회원사랑방이 열립니다.

'엄동설한'이란 말이 바로 요즘과 같은 때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영상을 웃돈 시간이 46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2011년 1월이 거의 영하였다는 얘기지요.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게 무슨 온난화냐고? 하지만 지구온난화는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을 의미합니다. 북반구가 이렇게 한파를 겪을 때 남반구에서는 폭염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평균 온도가 상승한다고 해서 매일매일의 온도가 더 높아지는 건 아니지요.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나타나서 더 덥고 더 추워지는 일들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 부쩍 기후변화의 진행을 몸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전에 군산 YMCA 유희영 사무총장님께서 에너지복지법(안)에 대한 검토의견서를 내셨는데, 그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운 형편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춥고 배고프다"란 말이 있다고 하시면서 "배고프고 춥다"가 아니라 "춥고 배고프다"라고 한 것은 추위가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드러내는 말이라고 하시더군요. 남들만큼 난방을 할 형편도 되지 않거니와 같은 양의 에너지를 투입해서 난방을 하더라도 주택 단열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가난한 사람들은 더 춥게 지내게 됩니다. 이런 엄동설한에 삶이 고단한 사람들의 삶은 한층 더 고단해집니다.

2007년 12월 7일, 그날을 기억하시는지요? 그날 삼성중공업 예인선이 허베이 스피리트호를 들이받아서 서해안 앞바다에 10,900톤의 원유를 쏟아내었습니다. 그리고 3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세계에 기록될 자원봉사자들의 노력과 방제활동으로 서해안은 사고 이전으로 되돌아간듯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지역에서는 눈에 보일 정도로 기름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우리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때의 생태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십수년, 아니 수십년이 걸리겠지요. 하지만 상처를 입은 건 생태계만이 아닙니다. 그 생태계에 삶을 기대고 살아온 많은 지역주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그 사건으로 삶의 기반을 잃었고 아직도 예전의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정말 기억해야 할 많은 일들을 쉽게 잊기도 합니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건도 어쩌면 그런 잊어버린, 또는 잊혀진 사건의 하나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원사랑방에 그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서해안 지역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셨고 사건 현장에서 누구보다 생생히 사건을 체험하셨으며 그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건의 여파를 몸소 체험하고 관찰해오신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사무국장님을 모시기로 하였습니다. 서산 태안 지역의 주민들이 원유유출사고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춥고 배고픈 겨울을 견뎌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월 10일 회원사랑방에 꼭 오셔서 잊지 말아야 할 그 사건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시기 바랍니다.

구제역으로 인해 전국이 뒤숭숭한 가운데 얼마 있지 않아 설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구제역 여파로 찾고 싶은 고향을 방문하시지 못하게 된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대 명절인 설이니만큼 친지 이웃과 더불어 마음만은 풍성한 설이 되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에너지전환 대표 윤순진 올림.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매서운 추위에도 스무 분이 넘는 많은 회원님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기름유출 사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곧 현장을 지키신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이평주 선생님의 이야기는 우리가 몰랐던 많은 것, 잘못 알고 있었던 많은 것, 그리고 지금은 잊고 있는 많은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맞은 놈을 발뻗고 자고, 때린 놈은 꼬부리고 잔다"는 옛말은 이제 정말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사고를 유발하고 또 책임있는 자들은 멀쩡하게 잘살고,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은 이들은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그 엄청났던 재앙은 수많은 하나의 사건으로 묻혀지고 있읍니다.

제가 출장 짐이 많아서 카메라를 서울에 놓고와서 사진이 빠졌습니다. 곧 올리겠습니다.

처음 작성: 2011-01-30 11:57:16 / song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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